쓰러질 때까지 눈은 아흔아홉을 세었다
그림자를 빨아들인 물
베어지지 않은 나무의 부적절한 푸름
슬픔으로 뒤틀린 벌
얼음 박힌 벽과 산허리의 불
형용할 수 없는 모욕의 거대한 합성으로
힘에 대한 둔한 감각은 실패한다
너의 오만한 마음은 어디에 있었을까
어린애 같은 고집과 울음
심기 불편한 생동감
바로 가까이에 있는 비애를 보았다
모두의 빛이 거기에서 뿜어 나온다
혼자 울 수 없는 것이다
패배한 말
너는 스스로를 자르고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으려 출발한다
사물의 이름은 사물의 죽음으로 태어나고
너의 이름은 너의 죽음으로 죽을 것이다
바람은 북쪽으로 쏟아지고
모든 각도에서 사라진 주름 접힌 사각 숲으로
이름 없던 것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존재 전체를 헤아리는 감각
숨을 몰아쉬며 울던 진실
어느 방향으로 부러지든 그것은 노래라오
바람의 밀도를 새처럼 막으며 여자들이 비명을 질러댄다
정오에서 일 초 모자란 시간
물길은 점차 좁아지고
깜박이는 미래
녹색에 찬 눈
거듭난 인광
정화된 사람
새로운 세계의 입구.